美 AI칩 규제 해제로 中수출 재개
중국 빅테크 기업들 예상 웃도는 주문·2분기 수익 반전 전망
미국의 수출 규제로 막혔던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인공지능(AI) 칩 'H20' 수출이 재개되자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올해 4월 전면 금지했던 H20 수출을 3개월 만인 이달 중순 해제하면서, 엔비디아가 대(對)중국 수익 회복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3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에 H20 칩 30만 개를 신규 주문했다.
당초 엔비디아는 보유 재고(약 60만∼70만 개)로 중국 수요를 감당할 계획이었으나 예상을 웃도는 주문이 몰리자 추가 생산을 결정했다. 엔비디아가 지난해 H20을 100만 개 판매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신규 주문은 작지 않은 규모다. H20은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중국 전용으로 개발한 AI 추론용 칩으로, 엔비디아의 플래그십 모델 H100이나 블랙웰 시리즈보다 연산 성능은 낮지만 고대역폭 메모리와 최적화된 추론 구조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이달 중순 중국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H20 칩은 주문 규모에 따라 생산 재개 여부가 결정되며 공급망 재가동에는 최대 9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 재개 직후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수요가 급증하자 엔비디아가 TSMC에 H20 30만 개를 추가 주문해 공급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은 올 4월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중국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H20을 대량 구매했으며 서버 제조업체 H3C와 인스퍼도 합류해 수요를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H20 수출 재개가 SK하이닉스 단기 실적 개선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20에는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가 탑재된다. SK하이닉스는 24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엔비디아의 중국 공급 재개가 최근 결정돼 구체적인 수요를 확인 중"이라며 "수출 제재 전까지 해당 제품에 적용된 HBM을 공급한 이력이 있어 조건이 맞으면 신속한 공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또한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에 H20용 HBM3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H20 수출 재개로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이 반전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한다. 중국 수출 길이 막혔던 H20은 한때 엔비디아의 '아픈 손가락'이었지만, 이번 수출 재개로 인해 엔비디아의 매출 회복과 함께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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